오늘은 제가 UX 디자이너로 입문할 때 어찌 보면 당연하면서도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 그만큼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재미있는 실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보려 합니다. UX(사용자 경험), 사용성 등의 내용이 익숙치 않은 분들 모두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으며, 실무진 분들 또한 해당 부분의 중요성을 되짚기 좋은 사례라 생각합니다.
Udemy - 'The Ultimate Guide to Usability and UX' 강의 내 수강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관련하여 문제 혹은 피드백 있을 시, 적극 조치 하겠습니다 🙂
사용성이란 무엇일까요?
음,,, 사용성이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용성의 기준은 얼마나 효용적이고, 편리하고, 간단한가? 등으로 정의되며, 이는 보통 제품을 평가 할 때 사용되곤 합니다. 사용성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한 가지 미션을 함께 진행해 보겠습니다.
MISSION! 🥫
당신은 캔(깡통)을 따기 위한 캔따개를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캔따개를 디자인하기 전, 훌륭한 사용성을 위한 4가지 종류의 경쟁사 캔따개를 평가하고, 어떤 제품이 가장 적합하고, 가장 적합하지 않은지 결정해야 합니다!
사용성 평가를 위한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능성 - 깡통을 열 수 있는가?
2. 학습 가능성 - 사용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가? 혹은 설명서나 사용방법을 확인해야 하는가?
3. 유연성 -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가? (ex : 왼손잡이 사용가능, 병이나 통을 여는데도 사용 가능)
4. 심미성(디자인) - 아름다운 디자인인가?
당신이 선택한 가장 좋은 캔따개는 무엇이고, 가장 좋지 않은 캔따개는 무엇일까요?
A 제품
B 제품
C 제품
D 제품
전부 고르셨나요? (해. 보. 셨. 죠?)어떤 것이 가장 좋은 캔따개라 생각했고, 어떤 것이 가장 좋지 않은 캔따개라 생각하셨나요? 지금 고른 캔따개를 어떤 이유로 골랐는지 꼭 기억하면서, 다른 사용성 평가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A가 가장 적합하고, C가 가장 별로라고 생각해요"
사용성 평가단의 각 캔따개별 평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A :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쯤 사용해 본 상징적인 최고의 캔따개
B :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캔따개 (그래도 한 그룹은 선택했네요)
C : 날카로운 칼날이 있어 캔을 열다 사고의 위험이 있는 최악의 캔따개
D : 어떤 평가단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 참고로 저도 최고를 A, 최악을 C로 골랐습니다.
사용성 평가단의 의견과 비교해서 어떤가요? 같은 의견이었을 수도, 다른 의견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이 포스팅의 제목으로 돌아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사용성을 평가할 수 있나요? 진짜 핵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주관적 평가를 하지 않았나요?
방금 전 평가에서 무엇이 최선이고, 무엇이 최악인지에 대한 결정을 어떻게 내리셨나요?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주관이 섞인 경험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진 않았나요? 평가단의 의견 또한 객관적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렇듯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최고와 최악의 디자인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적절한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과정이 실제 디자인을 결정해야 하는 실무의 상황이었다면, 더더욱 주관이 섞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사용성 평가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규칙 바꿔보기! 🤔
이러한 방식에 골머리를 앓던 당신은, 캔따개 시장의 80%를 책임지는 핵심 사용자 4가지 그룹의 사용자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평가 규칙을 바꿔서, 각각의 사용자 그룹에게 가장 사용성이 좋은 제품과 나쁜 제품을 결정해야 합니다!
각 사용자 그룹의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모
"저는 남편과 5살, 8살의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가족을 위한 요리 돕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간단한 주방일을 시키곤 합니다. 저희 집엔 주방 쓰레기통의 음식을 노리는 강아지가 있고, 제 아이들과 강아지가 위험하게 열린 캔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2. 집주인
"부인과 저는 4명의 학생이 살 수 있는 집을 임대했습니다. 집에 가구가 완비되어 있고, 캔따개를 포함한 기본적인 주방 용품 세트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우리 집은 세입자의 회전율이 상당히 높으며, 누군가 떠난 후 재고를 확인하면 항상 무언가가 빠져 있었습니다."
3. 노인
"저는 작은 마을에서 혼자 살고 있습니다. 5년 전 손목의 심한 통증 때문에 공장에서 퇴직했습니다.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낫지만 여전히 통증이 있습니다. 가끔은 캔따개는커녕 깡통을 제대로 잡지도 못합니다. 손을 비틀거나 돌려야 하는 활동이 특히 고통스럽습니다."
4. 여행자
"저는 내년 여름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날 계획을 하고 있는 18살 학생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지중해에서 보내고 싶지만 돈이 많지 않아 캠핑을 하거나 호스텔에 머물 예정입니다. 취사를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캔따개가 필요합니다."
각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캔따개는 무엇이고, 가장 좋지 않은 캔따개는 무엇일까요? 각 사용자 그룹 별 특성을 고려하여 캔따개를 골라보세요. 전부 고르셨다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기억하면서 다른 사용자 평가단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확연히 다른 결과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던, 사용성 정의가 아닌 사용자에 따라 평가한 결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처음 평가 당시 가장 사용성이 좋을 것이라 예상되었던 A 제품은 집주인을 제외한 다른 사용자 그룹에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최악으로 예상되었던 C 제품은 여행자에게 최고의 사용성을 줄 수 있다고 모두 평가했습니다. 이 미션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용성은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에서 나온다.
처음에 사용성 평가를 위해 세웠던 기준인 기능성, 학습 가능성, 유연성, 심미성은 '제품' 그 자체에 관한 것입니다. 사용성은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 즉 그 주체인 사용자로부터 나오며 우리는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와 맥락을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사용자 연구가 없을 때 주관적 경험을 토대로 평가하게 된다.
사용자 연구, 즉 사용자와 맥락이 특정해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주관적 경험을 토대로 평가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내 관점 등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핵심은 제품을 사용할 사용자에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셋째, 내부에서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반으로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실제로, 많은 디자인 팀이 지금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기반으로 제품 디자인을 결정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기준으로 디자인 결정을 내린다면 타깃 고객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올라갈 것입니다.
당신은 사용성을 평가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YES입니다. 다만, 앞에 한 문장이 더 추가되어야 합니다!
"당신은 사용자 연구를 기반으로 사용성을 평가할 수 있나요?"
본 포스팅의 핵심 메시지는, 결국 사용자 연구 없이는 주관적인 경험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사용자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전달드리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보잘것없는 작은 캔따개가 누군가에겐 큰 힘을 발휘하는 캔따개게 될 수 있을지 사용자 연구 없이는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본 포스팅은 Udemy의 'User Experience (UX): The Ultimate Guide to Usability and UX'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UX 입문을 원하신다면 강추드리는 강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