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담은 독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그냥 너라서

thinkySide 2025. 3. 16. 23:43

꽤나 많은 구절이 마음 속에 남았다

처음으로 떠나본 혼자만의 여행. 책 한 권은 꼭 읽고 오겠다 다짐했다. 가볍게, 그리고 조금은 낭만을 챙길 수 있는 책을 찾다 문득 이전에 추천받았던 책이 떠올랐다. 남녀가 만나고 행복해하다가 헤어지고,, 뭐 그런 내용이라고 했다. 특별함을 찾기 힘든 플롯이었지만 나는 언젠가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분석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저자가 좋아하는 단어인 '노스탤지어'에 젖어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지난 1년 여러모로 그런 시간들이 많았다. 최고로 행복한 한 해였지만 공허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여행 중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꺼내 읽었다. 기차에서도, 카페에서도, 바닷가에서도 조금씩 꺼내 읽었다. 플롯은 흔하디 흔했지만 안의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일상 속 미묘한 무언가를 마음 속 깊이, 아니 깊이라는 표현보다도 더 깊숙한 곳에 잠재되어 있던 생각을 끄집어내는 느낌이었다. 내가 사랑이라 불렀지만 그렇지 않았던, 혹은 사랑인 줄 몰랐는데 그랬었던 순간들의 부끄러운 감정들이 떠올랐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던 그 무언가의 감정이 이런 것이었을까 상상하고 가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반성하고, 위로받고, 다짐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정의하는 사랑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찾으면서도 맹목적이며 존재 자체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내 모습이 모순적이게 느껴질 때가 있다. 저자의 말처럼 그것이 죄인 것일까, 혹은 어떻게 죄가 될 수 있겠는가의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하지만 솔직한 용기가 필요함은 느낄 수 있었다. 어느 쪽으로든 관계의 선을 넘으려먼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내 생각이 의로운 것인지, 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 대가 없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순 없을 것이다. 만남에도 이별에도 나를 잃지 않으려는,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사랑, 헌신, 홀림이란 다 닳아버린 단어들이 아닌 독창적이고, 개인적이고, 사적인 나만의 마시멜로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